오늘/일상

무(모)한 도전

포 말 2009. 7. 16. 20:38
어릴 적의 나는 지금에 비하면 굉장히 무모한 녀석이었다. 뭐, 거창한 일은 아니지만..

중고등학생 시절의 나는 그저 그림 그리는게 좋고 이야기 만드는 것이 좋아서, 이야기가 완성이 되든 아니든 일단 그려대기 시작하고, 글로 써보기 시작했다. 남들이 보기에는 그것이 허술하고 재미없고 완성도라고는 눈꼽만치 없어도, 내가 즐겁고 재미있었기 때문에 그걸로 충분했다.
시간이 지나, 나는 이런 이야기들을 좀더 체계적으로, 완성도 있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여러 이야기들을 그리기 위해서는(또는 쓰기 위해서는) 기초작업이 필요했고, 많은 배경지식과 개연성을 필요로 했다. 그렇게 여러가지 생각과 작업을 하다보면 지치고, 결국 이야기에는 손도 못 대보고 끝이 나는 경우가 허다했다.

지금도 예전의 글들을 읽고 예전의 그림을 보는 것이, 허술함 때문에 부끄럽다거나 그런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때의 즐거움이 이야기에 묻어 있어선지는 몰라도, 지금 볼때도 참 재밌다. 이야기를 그릴 당시의 내가 얼마나 즐거워했는지도 느껴질 정도고,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얼마나 겁이 많아졌는지도 알게 되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 새삼 깨닫게 된다.